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무장 해제된 아침 시간, 조간신문 어느 기업 광고에서 마주친 영희의 눈동자였다. 아, 영희! 어린 시절 그 추억의 영희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던 거다. 참여하실래요? 빚더미를 안고 사느니 차라리 생명 베팅이라도 해서 기회를 찾으라는 유혹이 넘실거리는 세상, 게다가 추억의 영희가 손짓하며 오라는데. 쿵 소리를 내며 마음의 문이 닫혔다. 영희의 눈초리에 걸려들지만 않는다면, 둥글게 둥글게 춤을 추다가 정신만 바짝 차리면 일확천금을 손에 쥘 수 있는데, ‘한번 해봐?’하는 요행심을 물리칠 사람이 얼마나 되랴. 오랜 적대 정치의 끝판 비상계엄국민을 망국 시나리오에 빠뜨려조악한 기계로 변신한 정치인들개헌 폭풍 일으켜 책임 추궁해야 그래, 영희와 손잡고 놀던 그땐 세상이 온통 지뢰밭인 줄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