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사람들 34

사라지지 않으니까 / 구성연

영원을 바라지만 무릇 영원한 것이란 없다. 생태와 환경이 전 지구의 화두인 지금, 잠깐이기를 바라지만 영원처럼 길어서 문제인 것은 많다. 특히 플라스틱. 수집광인 사진가 구성연은 유별나게 녹색을 좋아한다. 이미 2008년도에 동료 사진가 윤정미가 구성연의 녹색 수집품들을 죄다 늘어놓고 ‘성연과 성연의 초록색 물건들’이라는 사진을 찍었을 만큼. 어느 날 그런 구성연의 눈에 길거리에 버려진 예쁜 녹색 플라스틱병이 들어왔다. 이 병들은 팔리기 위해 그럴싸하게 디자인되었을지라도 쓸모를 다한 뒤로는 오랫동안 쓰레기로 살아갈 터였다. 특유의 수집벽과 안목을 지닌 구성연의 새로운 작업은 그 순간부터 비롯됐다.작가는 버려진 녹색 플라스틱에서 가느다랗고 여린 난초잎을 탄생시켜 모래 위 바위틈에서 피워낸다. 자세히 들여다..

관심사/사람들 2025.03.09

예술 한계 넓힌 ‘현대미술의 황제’ 피카소의 명언들

‘20세기 가장 위대한 예술가’, ‘시대를 뛰어넘은 천재’, ‘현대미술의 혁명가’ 이러한 찬사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에게 바쳐진 것이다. 그는 어떻게 신화적 존재가 될 수 있었을까.답은 그가 남긴 말속에 있다. 피카소의 명언을 통해 그가 이룬 성공 비결을 찾아보자.첫 번째 명언. “가난한 사람처럼 사는 부자가 되고 싶다.”이 말은 이른 성공과 막대한 부를 축적한 피카소의 상황과는 상반되는 표현이다.피카소는 92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예술가였다. 피카소의 전기작가 롤런드 펜로즈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예로 들었다. “피카소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연필로 그린 데생이나 심지어 낙서조차 황금으로 변했다. 1945년 피카소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에 집 한..

관심사/사람들 2025.02.10

네팔 셰르파, 10일 만에 에베레스트 또 올라 '신기록'

네팔의 50대 베테랑 셰르파(등반 안내인)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9m) 29번째 등정에 이어 10일 만에 30회 등정 신기록을 세워 화제입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카미 리타 셰르파(54)는 이날 오전 전통적 코스인 남동쪽 산등성이를 이용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고 네팔 관광 관리인 킴 랄 가우탐이 밝혔습니다.  카미 리타는 지난 12일 에베레스트 29번째 등정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당시 그는 AFP통신에 "기록을 세워 기쁘지만 기록이라는 것은 언젠가는 깨진다"면서 "내가 (에베레스트를) 등정함으로써 전 세계에 네팔을 알리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더 기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10일 만에 또다시 에베레스트를 등반해 자신의 기록을 깨고 다시 신기록을 세우면..

관심사/사람들 2024.05.24

딴따라 송해에게 보내는 존경과 연민…송해 평전 펴낸 오민석 교수

지난 4월 27일, ‘전국노래자랑’의 국민 MC 송해의 89세 생일에 그의 평전이 나왔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오민석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1년 동안 송해와 동행하며 농밀한 취재와 치밀한 관찰을 통해 세상에 내놓은 결과물이다. 발행 일주일 만에 초판이 매진될 정도로 영원한 ‘송해 오빠’에 대한 관심은 아이돌 못지않다.  낙원동 사우나에서 마주친 ‘전설’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서울 인사동의 한 골목길을 걷던 오민석(56) 교수는 우연히 송해와 마주쳤다. 많이 본 어르신인데 이름이 선뜻 생각나지 않았던 그는 “안녕하세요” 한마디만 건넸다. 곧 ‘아차’ 하며 시대의 아이콘 송해임을 떠올렸지만 그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 그로부터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국노래자랑’ 외에는 그를 다..

관심사/사람들 2024.05.14

'문화 돈키오테' 아지무스 오페라단 손욱 대표의 열정과 패기

‘이태리 오페라’란 말이 있다. 일생 동안 30여 편의 화려하고 웅장한 오페라를 쓴 베르디가 이태리 사람이기에 이태리 오페라는 전 세계 오페라의 대명사가 됐다. 그러나 ‘코리안 오페라’는 없다. 한 편에 억대의 예산이 들어가는 오페라를 국내에서는 자주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급 클래식 문화 오페라를 서울도 아닌 부산에서 좀 더 대중 속으로 끌어들이려고 애쓰는 사람이 있다. 문화 황무지 부산에서 오페라 대중화를 외치는 ‘돈키호테’는 손욱(59)이다. 손욱의 ‘부산 오페라’ 꿈은 지방에서 흔치 않은 오페라 전문 아지무스 오페라단에 의해 영글고 있다.  아지무스 오페라단의 사무실은 부산에서도 변방에 속하는 북구 덕천동 한 아파트 상가 2층에 위치해 있다. 아지무스는 이탈리아어 ‘아소치아..

관심사/사람들 2024.05.04

학고재 윤석남·윤석구 2인전 “누이가 내 첫 스승”…70년만에 성사된 남매의 2인전

https://v.daum.net/v/20240430095119460 “누이가 내 첫 스승”…70년만에 성사된 남매의 2인전꽃무늬 천이 감싼 거대한 바나나, 감자, 감 조각이 놓였다. 그 뒤 벽에는 일기처럼 담담하게 일상을 그린 드로잉이 빼곡하다. 동생은 감을 조각했고, 누이는 감을 파는 여인을 그렸다. 동생을 온v.daum.net 페미니즘 작가 윤석남 ‘유기견 108전’… 버려진 개 위한 ‘108 진혼제’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2019157 페미니즘 작가 윤석남 ‘유기견 108전’… 버려진 개 위한 ‘108 진혼제’24일까지 학고재갤러리… 목견 40마리 작품전9월말까지 108마리 완성… 부산·일본서 전시윤석남 작가가 학고재화랑 신관 전시장에서 ..

관심사/사람들 2024.04.30

‘소박한 자유인’ 홍세화

홍세화(1947~2024)를 세상에 알린 (1995)에서 개똥 세 개 이야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그렇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금 그 의미를 알 것도 같다. 이야기는 그가 어린 시절 외할아버지에게 들은 일화에서 비롯됐다. 서당 선생이 3형제에게 장래희망을 묻는다. 서당 선생은 ‘정승’이 되겠다는 맏이, ‘장군’이 되겠다는 둘째를 칭찬하며 막내를 쳐다본다. 막내는 장래희망을 말하는 대신 ‘저보다 글 읽기를 싫어하는 큰형에게 개똥 세 개 중 하나를, 저보다 겁이 많은 둘째 형에게 개똥 하나를 입에 넣어주고 싶다’고 한다. 마지막 개똥은? ‘당연히 서당 선생에게’라고 답한다. 할아버지는 ‘살아가며 세번째 개똥이 서당 선생 몫이란 말을 하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네가 그 세번째 똥을 먹어야..

관심사/사람들 2024.04.23

김길후

출처 : http://online.hakgojae.com/viewingrooms/view.php?exh=10 [내멋대로 그림읽기] 김길후 작 '무제' 김길후 작 '무제' 162x130cm Acrylic on Canvas(2019년) 김길후의 작품을 감상하기 전에 이 글의 독자들에게 제안할 것이 있다. 일단 당신을 둘러싼 '세계가 실재한다'는 보편적 믿음을 싹 지워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여태껏 살아온 삶의 전체 녹화물을 지운다고 생각하자. 사랑스런 자식의 보드라운 뺨, 아내의 부드러운 입술, 눈앞에 아롱대는 아름다운 꽃송이 등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방법론적으로 그렇게 해보자는 말이다. '현상학'을 창안한 에드문트 훗설은 즉자적으로 실재하는 이 현실세계에 대한 보편적인 믿음의 중단을 일컬어 'E..

관심사/사람들 2024.03.14

'아주 오래된 시에서...' 발간한 원철 스님

'아주 오래된 시에서...' 발간한 원철 스님 당송시대 선승의 시를 현대적으로 해석 하이쿠, 센류처럼 선시 또한 매력적 "이름이 높으면 돌덩이에 새길 필요가 없다. 오가는 사람들의 입이 비석이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전법회관에서 만난 원철 스님. 제일 반응이 좋은 구절을 꼽아 달라 하자 '아주 오래된 시에서 찾아낸 삶의 해답'(불광출판사 발행)을 펼쳐 들고서는 '명고불용전완석(名高不用鐫頑石) 노상행인구시비(路上行人口是碑)'를 짚었다. 불교 선종의 창시자 달마대사에 대한 찬양이 들끓을 때 분(賁) 선사가 지었다는 게송(偈頌· 불교의 시) 가운데 한 구절이다. 같은 맥락에서 청백리였던 조선 선비 박수량(1491~1554)은 38년간 중앙정계에서 활동했으나 글자 하나 새기지 않은 ..

관심사/사람들 2024.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