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흥미거리 9

모옌의 천기누설

보안이 철저해 매년 10월 수상자 발표 시즌이면 한바탕 결과 맞히기 도박판이 벌어지는 노벨문학상이지만 2012년은 예외였다. 발표 당일 오전부터 소설가 모옌(莫言·67)이 상을 탈 거란 정확한 관측이 돌았다. 중국 관영 CCTV의 '천기누설' 탓이었다. 노벨위원회에서 시상식 취재 요청을 받았다는 사실을 자사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떡하니 게시한 것. 중국 국적 작가의 첫 노벨문학상이란 경사는 초장부터 김이 샌 채로 치러졌다. □ 이번엔 모옌 자신이 누설 당사자가 됐다. 이달 16일 상하이에서 후배 작가 위화(余華·63)의 중국 내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아무리 고민해도 축사가 안 써져서 챗GPT를 이용했다"고 털어놔 청중을 놀라게 했다. 박사과정 학생에게 위화와 관련한 몇 가지 키워드를 주고..

중국인 백화점 갈때, 이 국민 편의점 갔다…'극과 극' 韓관광 왜

최근 국내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화장품, 일본 관광객은 식료품, 미국 관광객은 의류에 각각 가장 많은 지출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9일까지 한국 관광을 마치고 출국하는 외국인 관광객 400명을 대상으로 쇼핑 트렌드를 조사(복수응답 가능)했더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밝혔다. 조사 결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한 상품군은 의류 및 가방·지갑·벨트(30.8%), 화장품 및 향수(30%), 식료품(29.3%) 등으로 집계됐다. 응답자 수 상위 3개국인 중국, 미국, 일본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쇼핑 품목이 모두 달랐다. 중국인 관광객의 75.8%는 화장품 및 향수 지출이 가장 많았다. 미국인 관광객의 43.4%는 의류 및 가방·지갑·벨트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고, 일본인 ..

스타벅스 로고는 현대판 부적인가?

부적은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그림 문화다. 인도와 유럽이 진언(주문)과 축원 즉 말의 문화라면, 동아시아는 언어를 넘어선 기호를 추구한다. 동아시아 부적의 시원은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다. 중국 문명의 시원기인 B.C 2,800년쯤에 복희는 황하에서 용마를 보게 된다. 그런데 용마의 등에는 바둑 같은 흑백의 그림이 있었다. 이를 '용마하도(龍馬河圖)'라 한다. 또 B.C 2,100년 무렵, 하나라 우왕은 황하의 지류인 낙수에서 거북을 보게 된다. 그런데 거북이의 등에도 흑백의 그림이 있었으니, 이를 '신귀낙서(神龜洛書)'라 한다. 이 하도와 낙서를 줄인 말이 '도서(圖書)'다. 도서는 흔히 책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그래서 책을 모아 놓은 곳을 도서관이라고 하지 않던가! 그런데 이는 사실 그림이었다는 ..

마오타이 마시던 중국, 싱글 몰트에 빠졌다…이젠 위스키도 중국산

중국 불교계에서 4대 명산(名山)으로 꼽히는 남서부 쓰촨성 러산시 어메이산시의 어메이산(峨眉山). 거대 불상인 러산 대불이 있는 이 산의 동남쪽 산기슭에 프랑스 주류 회사 페르노리카(Pernod Ricard)의 중국 첫 몰트 위스키 증류소가 있다. 2019년 8월 착공해 2021년 8월부터 위스키 생산을 시작한 ‘뎨촨 몰트 위스키 디스틸러리(叠川 THE CHUAN Malt Whisky Distillery)’다. 페르노리카가 중국에서 스코틀랜드산(스카치) 수입 위스키를 팔기 시작한 지 30여 년 만에 직접 ‘메이드 인 차이나’ 몰트 위스키 주조에 뛰어든 것이다. 중국은 위스키 소비뿐 아니라 생산에서도 ‘빅 플레이어’가 될 채비를 하고 있다. 페르노리카·디아지오 같은 외국 주류 대기업은 물론, 중국 사업가나..

챗GPT에게 물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나?"

챗GPT에게 물어봤어요. 기술은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냐고 말이죠. 한글로 질문하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질문은 영어로 진행했다는 점 이해해 주세요. 챗GPT가 바로 대답을 해줬습니다. "네. 기술은 과거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이죠.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대답하는 챗GPT를 보면 정말 기술이 훌쩍 커버린 느낌이 듭니다. 네, 기술은 과거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빠른 발전은 컴퓨팅 리소스의 가용성 증가, 알고리즘 및 데이터 스토리지의 개선, CHAT GPT와 같은 머신 러닝 모델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증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기인합니다. 또한 학제 간 연구, 협업,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증가도 기술 발전의 빠른 속도에 기여했습니다. "기술은 점..

“‘금강산 1만 2천 봉’은 가짜뉴스라네!”…‘조선의 팩트체커’ 성호 이익

금강산의 봉우리는 몇 개일까요. 그걸 일일이 세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유명한 동요 가사처럼, 우리는 금강산 하면 흔히 1만 2천 봉이라 말합니다. 물론 금강산 봉우리가 몇 개인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만 2천 봉'이란 표현에는 그만큼 봉우리가 '많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풀이하면 되니까요.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1만 2천'이란 숫자가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금강산에 신비감을 더해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성호 선생은 생전에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장안사(長安寺)에 있는 비석을 직접 보게 됩니다. 고려 말기 학자 가정 이곡(李穀, 1298~1351)이 지은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

화성에서 포착된 귀여운 아기 곰… 눈·코·입 선명

미 항공우주국(NASA)과 애리조나대는 지난 25일(현지시각) 화성 정찰 궤도선(MRO)에 장착된 하이라이즈 카메라가 찍은 화성 지표면 사진을 공개했다. 화성 상공 251㎞ 궤도에서 촬영한 것이다. 사진을 보면 둥근 원 안에 작은 원 두 개, 중앙에는 알파벳 ‘V’자 형태의 선이 그려져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얼굴과 눈, 코와 입처럼 느껴진다. 상공에서 바라보면 귀여운 곰의 얼굴을 하고 있다.

어미 돌고래의 새끼 장례식을 본 적 있는가

[출판]동물의 다양한 의례를 10개 범주로 소개하는 미국 동물학자 케이틀린 오코넬의 (이선주 옮김, 현대지성 펴냄)는 인간이 아닌 동물도 다양한 ‘의례’ 행위로 유대와 결속을 다진다는 것을 풍부한 관찰과 분석으로 보여준다. “정확한 절차에 따라 자주 되풀이하는 구체적인 행동은 모두 의례”다. 개체 각각의 특이한 행동이라도 집단에서 반복된다면 의미를 얻고, 의미가 깃들면 의례가 된다. 상대방의 정보를 모으는 의례는 사회적 동물 사이에서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고 믿음을 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