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의 봉우리는 몇 개일까요. 그걸 일일이 세어 본 사람이 있을까요? 유명한 동요 가사처럼, 우리는 금강산 하면 흔히 1만 2천 봉이라 말합니다. 물론 금강산 봉우리가 몇 개인지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1만 2천 봉'이란 표현에는 그만큼 봉우리가 '많다'는 뜻이 들어있다고 풀이하면 되니까요. 사실이냐 아니냐를 떠나 '1만 2천'이란 숫자가 지금은 가볼 수 없는 금강산에 신비감을 더해준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성호 선생은 생전에 금강산을 유람하면서 장안사(長安寺)에 있는 비석을 직접 보게 됩니다. 고려 말기 학자 가정 이곡(李穀, 1298~1351)이 지은 비문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1만 2천'이란 보살의 숫자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1만 2천 봉우리가 있다고 생각하여,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 따라 쓰기 때문에 변경할 수가 없다. 나도 일찍이 이 산을 유람한 적이 있는데, 봉우리가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어찌 1만 2천 봉우리에 이를 수야 있겠는가?
생각건대, 예전의 풍속이 어리석고 우둔하여 불경에 '1만 2천'이란 글자가 있는 것만 보고, 그대로 봉우리의 숫자라고 여긴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나오는 서적을 찾아 확인하지 않고 무심히 들은 대로 말한 것이니, 가소로운 일이다.
https://v.daum.net/v/20230207100120324
“‘금강산 1만 2천 봉’은 가짜뉴스라네!”…‘조선의 팩트체커’ 성호 이익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철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금강산의 봉우리는 몇 개일까요. 그걸 일일이 세어 본 사람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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