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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 강성은

환상의 빛내가 사랑하는 동유럽 작가들처럼고통이 빛이 되는삶은 내 것이 아니기를 바랐다한밤중 택시를 타고 달릴 때문득 흘러나오는 슈베르트의 가곡처럼죽은 시인과 죽은 외할머니가함께 잠들어 있는 내 환한 다락방처럼꿈에서도 손가락을 박는 재봉사의잠과 밤처럼어찌할 수 없는 일들이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것모국어라는 이상한 공기처럼시라는 이상한 암호처럼  환상의 빛   옛날 영화를 보다가옛날 음악을 듣다가나는 옛날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생각했다 지금의 나보다 젊은 나이에 죽은 아버지를 떠올리고는너무 멀리 와버렸구나 생각했다 명백한 것은 너무나 명백해서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몇 세기 전의 사람을 사랑하고몇 세기 전의 장면을 그리워하며단 한 번의 여름을 보냈다 보냈을 뿐인데 내게서 일어난 적 없는 일들이조용히 우거지고 있는..

관심사/시 2024.07.27

렌트 / 조동범

차창으로 바람은 물렁하게 저녁을 속삭인다. 지평선 너머로 모래바람은 불어오고, 렌트, 당신은 속도를 높여 죽은자들의 지평선 너머를 상상하며 절망에 빠진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흑인 영가의 음역은 어디로 흘러가는가. 그것은 알 수 없다고 렌트, 당신은 천천히 읊조린다.  렌트, 쿵쾅거리는 엔진은 육기통이다. 여섯 개의 피스톤은 단 하나의 속도가 되어 이곳을 떠나려 한다. 죽은자는 어느새 무덤을 나와 붉은 사막과 붉은 언덕이 있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가. 도로의 끝에 과연 끝은 있는가.  일기장은 타오르며, 저녁 어스름을 들려주던 검은 재가 되어 사라진다. ‘누구의 것도 아닌 이번 생이여’라고, 라디오의 늙은 가수는 노래하며 흐느낀다. 렌트, 길의 저편에는 오래 전에 죽은 동물의 냄새가 피어오르는구나. 불..

관심사/시 2024.07.27

긍정적인 밥 / 함민복

함민복(咸敏復, 1962년 ~ )1962년 충청북도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4년 간 근무했다. 서울예전 문예창작과에 입학해 2학년 때인 1988년에 〈성선설〉 등을 《세계의 문학》에 발표하며 등단했다. 1996년에 우연히 놀러갔던 마니산이 너무 좋아 인근 폐가를 빌려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에 정착하게 된다. 강화도에 정착한 후 시집 《말랑말랑한 힘》과 에세이집 《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를 발표했으며, 김수영 문학상, 윤동주상 등의 상을 받았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27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오규원(吳圭原, 본명 : 오규옥 吳圭沃 1941년 12월 29일 ~ 2007년 2월 2일)시인이자 교육자. 경남 밀양 삼랑진..

관심사/시 2024.07.24

콘텐츠

매체가 전달하는 정보를 콘텐츠라 부른다. 사실상 한국에서는 저작물, 창작물이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특히 문화콘텐츠라는 신조어는 문화산업을 의미하는 동시에 각 매체에서 제공되는 정보도 포함한다. 뉴스 등의 언론에서 제공하는 정보도 콘텐츠에 포함된다. 또한 e북이나 인쇄매체 등의 책에서 전달하는 정보도 포함한다. 아주 유명한 문화콘텐츠로는 음악, 그림, 영상, 게임 등이 있다.  콘텐츠는 문화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로 나뉘어 있다. 아래에 있는 통계에서 지식정보와 콘텐츠솔루션이 후자에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문화', '한류'라고 지칭하는 콘텐츠는 전자이다. 출처 : https://namu.wiki/w/%EC%BD%98%ED%85%90%EC%B8%A0

관심사/우리말 2024.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