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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금 / 윤중호

―백화산 다래골 능금나무 아래에 소복이 쌓인 채 썩어가는 산능금  기다릴 사람도, 그리운 사람도 없는데자꾸 달아올라요.  送天江에 꽃그림자 흘려보내던능금꽃 필 때도 그랬어요.어느 날 느닷없이, 봄바람 부풀 대로 부풀어온천지 꿈틀꿈틀 움터올 때도쑥국새 소리에 설렜던걸요.밤마다, 먼 곳, 길 떠나는 꿈을 꾸었어요.  가을바람이 거두어가는 것, 아시지요?강물이 두어 발짝 물러서면, 어느새파랗게 질리도록 달음박질하는 하늘산은 또 그만큼 슬그머니 낮아져, 심심하게맨몸을 드러낸 나무들도 먼산바라기 하면혼자 설레는 가슴은 또 얼마나 부끄러운지요.이젠 가야겠어요.지난 한 철 얼마나 아름다웠는지요.

카테고리 없음 2024.07.31

청산을 부른다 4 / 윤 중 호 (1956~2004)

청산(靑山), 너머에 또 청산,너머 그 너머에무엇이 있을까?살랑대는 바람도 푸르게 자라서길이 되는 곳나무등걸, 칡넝쿨, 솟을바위,세상이 버린 멍든 가슴들이막아선 길 끝사람이 만든 길 끝에 서서,울먹이며청산을 부른다. -시집 〈청산을 부른다〉(1998) 중에서 현실이 힘들고 각박할수록 사람들은 이상향을 찾는다. 도연명의 ‘무릉도원’이나, 제주도의 ‘이어도’, 지리산의 ‘청학동’ 전설 등이 그런 내용일 것이다. 낙원을 갈망하는 인간의 마음은 본능적이어서 역사 속에서 늘 나타났고, ‘청산’도 낙원의 한 표상으로 오르내렸다. 고려가요 〈청산별곡〉의 ‘청산에 살어리랏다’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문제는 누가, 왜 ‘청산’을 찾는가 하는 점이다. 시인은 ‘세상이 버린 멍든 가슴들이’ ‘사람이 만든 길 끝에 서서’ ‘..

관심사/시 2024.07.31

堪忧是什么意思

十分令人担忧‌堪忧是一个汉语词语,读音为kānyōu,意思是指十分令人担忧。它的近义词包括担忧、烦忧、堪虑等。堪忧的基本释义是令人忧虑、操心,表示所处的境况或状况非常值得担忧。例如,如果市场不景气,经济形势堪忧,这意味着市场状况非常令人担忧。 对于“令人堪忧”这一表达,实际上是不正确的用法。正确的表达应该是“令人担忧”,因为“堪忧”本身已经包含了“令人”的意思,再加上“令人”会造成语义重复,形成病句。正确的用法是直接使用“堪忧”来表达担忧的情绪或状况。‌ 关于“情商堪忧”和“智商堪忧”的意思,它们分别指的是情商或智商方面的表现令人担忧。这通常用于描述某人在情感管理或智力方面存在不足或需要改进的地方。‌ 最后,“堪”在这个词语中的基本字义为“能,可以,足以”,表示某种能力或可能性。在“堪忧”中,“堪”取其基本字义之一,表示值得担忧。‌

중국/중국어 2024.07.31

三鲜

三鲜分地三鲜、树三鲜、水三鲜。地三鲜即蚕豆、苋菜、黄瓜(一说是苋菜、元麦,蚕豆,也有说是苋菜、蚕豆、蒜苗);树三鲜即樱桃、枇杷、杏子(一说是梅子、杏子、樱桃,也有说是梅子、樱桃、香椿头);水三鲜即海蛳、河鲀、鲥鱼(一说是鲥鱼、鲳鱼、黄鱼,也有说是鲥鱼、银鱼、子鲚鱼)。 三鲜立夏之日,古时天子率公卿大夫在都城南郊举行迎夏之礼,并着朱衣,以符夏为赤帝之意,同时以生肉、鲜果、五谷与茗茶祭祀古帝。此习俗流衍至民间,便有立夏尝新之举。后来慢慢发展成立夏尝三鲜的习俗。立夏尝三鲜又称为“立夏吃三鲜”或“立夏见三新”。 三鲜一般又分为地三鲜、树三鲜、水三鲜。我国民间历来有立夏之日尝三鲜的习惯。 地三鲜即蚕豆、苋菜、黄瓜(一说是苋菜、元麦,蚕豆,也有说是苋菜、蚕豆、蒜苗); 树三鲜即樱桃、枇杷、杏子(一说是梅子、杏子、樱桃,也有说是梅子、樱桃、香椿头); 水三鲜即海蛳、河豚、鲥鱼(一说是鲥鱼、鲳鱼、黄鱼..

다시 수목원에서​​ / 현택훈​

​한 시절 지나고다시 찾은 수목원키 큰 나무잎사귀가 넓다손가락만 한 송장벌레가낮잠을 잔다나무 뒤로 몇 걸음 걸어가니달팽이가 아기 주먹만 하다구름이 내려와 버섯이 된 그곳에당신 발자국이 보여내 발을 그 위에 대 보았다​​​시인은 이 시를 통해 풍경에 유순한 마음을 얹는다. 예전에 한 차례 찾았던 수목원을 시인은 다시 찾아간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이다. 그때 보았던 나무는 수령이 더 많아져 키가 높고, 둥치가 아름은 되고, 잎사귀가 훨씬 무성해졌다. 거기에는 새로운 살림을 사는 생명들이 깃들어 있다. 송장벌레는 평화로운 낮잠을 즐기고, 달팽이는 축축한 길을 내며 기어가고 있다. 버섯도 돋았다. 뿐만 아니라 옛 시간의 흔적인 누군가의 발자국도 잊지 않은 기억처럼 남아 있다. 시인은 하나의 풍경이 그 속에 ..

관심사/시 2024.07.29

얼음 녹듯 눈 녹듯 / 한양명

새벽부터 눈 내린다기별도 없이 첫눈 내린다​얼마 전 산기슭의 실개울이가을을 보내 놓고 밤새 얼었듯이눈도 내릴 만해서 내릴 것이다​돌아보면 나도 그대를기다릴 만해서 기다리고잊을 만해서 잊었을 것이다​이리 기약 없이 살다가어느 날 얼음 녹듯 눈 녹듯사라질 만해서 사라질 것이다    (1960~ ) 경북 안동, 민속학자, 시인1987년 『나아가는 문학』으로 등단.시집으로는 『한 시절』 『허공의 깊이』 『자꾸 눈물이 난다』 등이 있다.           참고 : https://blog.naver.com/byron037/220802837134 한양명 시인 : 한 시절 / 복사꽃 / 발목에 관하여 / 참꽃 / 산행1960년 경상북도 안동 출신의 한양명 시인은 1986년 "나아가는 문학" 에 "녹두장군" "기도" 등..

카테고리 없음 2024.07.29

탑동 / 현택훈(1974~)

누군 깨진 불빛을 가방에 넣고누군 젖은 노래를 호주머니에 넣어여기 방파제에 앉아 있으면 안 돼십 년도 훌쩍 지나버리거든그것을 누군 음악이라 부르고그것을 누군 수평선이라 불러탑동에선 늘 여름밤 같아통통거리는 농구공 소리자전거 바퀴에 묻어방파제 끝까지 달리면한 세기가 물빛에 번지는 계절이지우리가 사는 동안은 여름이잖아이 열기가 다 식기 전에 말이야밤마다 한 걸음씩 바다와 가까워진다니까와, 벌써 노래가 끝났어신한은행은 언제 옮긴 거야현택훈(1974~)  시인은 제주에 살면서 제주어로 시를 쓴다. 시인이 쓴 시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탑동 방파제 앞에 다다르게 된다. 오래전 탑동은 너른 바다가 한없이 펼쳐지던 곳. 해녀들이 물질을 하고, 아이들은 보말과 깅이를 잡던 곳. 먹돌들이 구르다가 물처럼 울던 곳이었다...

카테고리 없음 2024.07.29

치자꽃 지는 저녁 / 오민석

치자꽃이 지는구나치자꽃이 화장지처럼 구겨지다 마침내비 뿌리는 저녁어디 부를 노래도 남아 있지 않은거리에서 당신은 당신일 뿐이제 아무도 담배를 피우지 않고아무도 과음하지 않는다오직 몹쓸 詩人들만 남아통음(痛飮)의 밤을 기다리는데어리석은 자여, 이제 환멸도 잔치가 아니다세상은 단정한 신사들의 것누가 함부로 울어 이파리 하나 흔들리게 하리희망은 버림받은 배들의 안주일 뿐그 누가 남아 비애의 항구를 노래하리푸르른 안개의 칼이여 길 건너실비동태집에선 죽은 바다가 끓고 있다당신은 이미 미아이므로아무도 당신을 찾을 수 없다 - 오민석 시집 2015   1958년 충남 공주 출생. 1990년 월간 『한길문학』 창간기념 신인상에 시 당선,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굿모닝, 에브리원』 『그..

관심사/시 202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