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혹은 사이의 시학 / 오민석
경계 혹은 사이의 시학 ― 하기정의 디카시 읽기 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명예교수) 근 20년 전 조심스레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명함을 내밀었던 디카시는 이제 독립 장르로서 제 자리를 거의 굳히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전국의 수많은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생활 문학으로서 디카시를 열심히 배우고 즐기고 있다면, 다른 한편에서는 디카시를 잘 모르거나 뜨악해 하던 전문 시인들이 디카시 창작의 최전선으로 점점 더 많이 입성하고 있다. 미디어 인프라의 변화가 예술 형식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수천 년 예술의 역사가 증명해왔다. 이런 점에서 “미디어가 곧 메시지”라는 맥루한H. M. Mcluhan의 주장은 과장이 아니다. 미디어는 형식이자 수단이면서 동시에 내용이자 메시지이다. 미디어는 인간의 감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