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익어 가던 기억 담고
햇살과 바람 다시 맞는다
지키려던, 숨기려던
거추장스런 껍질 벗어 던지고
당당히 내보이는 맨살의 얼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2023년의 날들이 찬바람에 흩날리며 빠른 걸음으로 달아나는 12월 캐럴 소리를 대신하여 마음 따뜻해지는 유홍석 시인의 디카시 "인생 2막"을 감상합니다.
“지키려던, 숨기려던 / 거추장스런 껍질 벗어 던지고 / 당당히 내보이는 맨살의 얼굴”이라고 노래하며 35년의 직장 생활에서 정년퇴임을 하고 인생 2 막을 새롭게 시작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투영되어 감이 곶감이 되듯 인생 1막보다 더 달콤하고 값지게 생각하고 계신 걸 알 수 있습니다.
인생 2막 출발의 계기는 늦은 나이에 중국어 공부를 해서 중국어 관광 통역안내사 자격증을 얻으면서 붙박이로 부산에서 살던 삶이 통역사라는 일을 따라 여러 곳으로 여행하며 사는 삶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그런 중에 제주에서 알게 된 디카시를 배우고 [묵언]으로 2020년 제3회 고성 국제 디카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아 문학인으로 또 다른 삶을 펼치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정년 퇴임을 몇 년 앞두고도 여러 갈래의 길이 복잡하게 얽혀 뚜렷하게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는 제 자신을 이 디카시를 읽으며 되돌아봅니다. 아니, 12월이 가기 전에 올 한 해라도 뒤돌아보면 한 해를 정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학에서도 1막과 2막이 있다고 한다면 디카시를 모를 때가 1막이라면 디카시를 알고 쓸 때가 2막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카시를 알게 되면 일상에서 무심하게 지나치던 일들이 말 걸어오고 귀 기울이게 되고 특별하게 보인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디카시를 정말로 쓰고 있는 분이라면 공감할 것이라 생각하며 유홍석 시인의 디카시 "인생 2막"을 감상하며 곶감처럼 맛있고 느낌 남는 디카시 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글=이시향 시인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
http://www.uj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338247
[디카+詩]인생 2 막 / 유홍석 - 울산제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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