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를 읽을 기회가 여러번 있었지만 제대로 읽지 못했다.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이트에서 논어를 함께 읽어보는 과정을 만나니 참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논어를 읽어 나가는 방법을 함께 배우면서 이번 기회에 천천히 논어를 제대로 읽어봐야겠다.
子曰, "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주기 위한 일이지만 논어에는 공자가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내용들이 많다. 이 구절도 그런 셈이다. 군자가 되기 위해 충성과 신의가 있어야 하며 동시에 배움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그런데 공자의 시대는 끊임없는 전란이 계속되던 시기였다. 전란 속에서 생명을 부지하며 살아남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시대에 충성과 신의를 지킨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전란 속에서 배움을 계속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도시에서 중하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시골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온 친구들도 제법 있었다. 그 친구들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 동네사람들로부터 신동이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뛰어난 성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던 촉망받던 아이들이었다. 사회에 진출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시골 출신의 친구들이 특별히 성실하고 근면 했다는 기억이 있다. 요즘 사회에서는 배움의 과정에서도 좋은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면 씁슬한 기분을 느낀다.
나는 은퇴한 뒤 중국어 공부를 시작해서 이제 10년차에 이른다. 여전히 매일 조금식이라도 중국어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데 공자처럼 자화자찬을 하자면 "年纪七十多 不如我之好學也"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2022년 교수들이 봅은 사자성어가 過而不改였다. 정치가, 특히 지도자가 부끄러움을 모르고 잘못이 많은데도 고치려 하지 않는다는 따끔한 지적이었다. 그런 사화적인 공감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꿈쩍하지 지도자가 참으로 가증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란 게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 .
잘못을 고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우선은 그것이 잘못이라는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한다. 잘못인지 아닌지 조차 불분명하고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무엇을 고친다는 말인다? 잘못이라고 인식하면 그것을 고치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한다. 잘못이기는 하지만 힘겹게 고치려는 생각이 없이 없이 그대로 가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드시 고치겠다는 결심이 두렷해야 고칠 수 있다.
결심을 한다고 잘못이 단숨에 고쳐지지 않는다 일정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잘못을 고쳤다는 안심할 수는 없다. 사실 잘못이라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면서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쉬운 길일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잘못을 고쳤다고 하더라도 예전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상당한 기간 잘못을 고친 것이 유지되고 안정화 되어야 비로소 잘못을 완전히 바로 잡았다고 할 수 있다.
20대 초반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해서 30년 가까이 피웠다. 여러 차례 금연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긴했으나 결심이 뚜렷하지 않아 실패하다가 50을 바라보던 때 삶에 충대한 고비를 맞았고 중대한 결심을 하면서 많은 사람 앞에서 차제에 금연을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 결심을 지켜내지 못하면 삶의 방향조차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었다. 어려운 고비를 맞으면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우는 사람도 많은데 나는 반대의 결심을 했도 그 뒤로는 단한번도 담배를 만지지 않았다.
반면에 술은 지금도 많이 마신다. 젊은 시절에는 실수도 많았고 금전적인 손실도 있었지만 나 스스로 술을 꼭 삼가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지지 않기 때문일테다. 요즘도 친구들과 어울릴 때나 혼자서 편안한 시간을 가질 때 술을 마신다. 나이가 들면서 양은 많이 줄었지만 횟수는 여전하다. 언젠가 술을 마시지 못하게 되면 서글픈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런 대가 오고야 말겠지만 오랫동안 즐기기 위해서라도 조금 줄이는 것이 좋겠다. 이런 느슨한 생각은 잘못을 고치기가 어려운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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