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 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오규원(吳圭原, 본명 : 오규옥 吳圭沃 1941년 12월 29일 ~ 2007년 2월 2일)
시인이자 교육자. 경남 밀양 삼랑진에서 출생하였으며, 부산사범학교를 거쳐 동아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현대문학》에 <겨울 나그네>가 초회 추천되고, 1968년 <몇 개의 현상>이 추천 완료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순례》,《사랑의 기교》,《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사랑의 감옥》 등이 있다.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역임하였으며,
신경숙, 장석남, 하성란 등 제자 문인 46명이 그와의 추억과 인연을 회고한 ‘문학을 꿈꾸는 시절’(2002)을 회갑 기념문집으로 냈다.
2008년에는 시인의 1주기에 맞춰 유고시집 《두두》가 출간되었다.
출처 : https://ko.wikipedia.org/wiki/%EC%98%A4%EA%B7%9C%EC%9B%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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