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속을 걸었어
정오를 지나
지구인의 심정으로
이곳의 대기는 나의 신체에 적합하지 않다
호흡기계통에 무리를 느끼며
햇빛이란 뭘까
일자를 떠올려도 빛나는 건 없었어
존재란 잘 구워진 빵과 같아서
신체가 주어지면
영혼은 곧 부드럽게 스며들 텐데
버터가 녹아들듯이
열기가 필요할 거야
태양이 일종의 장소라고 믿는다면
뿜어져나오는 광선을 햇빛이라고 부른다면
신체와 영혼을 구원하는 오븐이라는
불길한
일기예보는 어제를 잊어가며 계속되겠지
지구 곳곳에선 동식물들이 자라나고
마지막으로 감기는
동시대적인 눈들
처음으로 종이 울리겠지만
솟아오르는 로켓을 보면 언제나 우울해져
모든 것을 남겨두고
지구에서 벗어나려
빛을 떠안고 있을 때
영을 센 이후에 시작된 것들은
여전히 영을 믿고 있겠지
접었던 손가락들을 펼치며
대기권으로 운석이 낙하하고 있다
불타오르는 잔해들에 눈을 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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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입을 위한 선언 | 신두호 | 창비 - 예스24
“치밀함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니!”없는 것을 만지고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듣는 탁월한 감각의 시2013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신두호 시인의 첫 시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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